이계에서 온 마스터 (Master from the Heaven) 5
철민은 지금 푸니쉬가 하는 말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그의 온 몸에는 조금의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낮에 사람을 죽였다는 긴장감과 죄의식으로 인해
그의 정신은 나약해져 있었고,
푸니쉬를 상대로 반항을 하였으니 육체의 힘도 쇠진되어 있었다.
푸니쉬는 침대 모서리에 걸쳐 엎드려 있는 철민의 바지를 벗겼다.
ㅡ 휙!
"씨...c bal 쉑히..."
철민은 반항도 하지 못한채 그저 욕만을 내뱉고 있었다.
푸니쉬는 방금 뽑은 탁자의 다리를 높이 치켜들었다.
ㅡ 퍼억!!
"아악!!! 아아.. 반드시 너..널 죽여버리겠어."
ㅡ 퍼억!!!!
"으흡!!!!cbal ... 제기랄.."
ㅡ 퍼억!!!! 퍼억!!!!!! 퍼억!!!!
"으헉....."
푸니쉬의 손에 들린 탁자의 다리는 이미 부러져 있었다.
철민은 난생 처음 경험하는 고통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푸니쉬는 철민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닦아 주며 중얼거렸다.
"넌 정말 매력적인 인간이다. 반항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관심을 가져달라는 아우성이 들리는군.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너에게 내가
통제와 규율을 가르쳐 주겠다. 나의 복종자여,
편히 잠들어라.."
푸니쉬는 침대 모서리에 걸쳐져 있는 철민을 안아 침대에 뉘였다.
그리고는 이불을 덮어 주었다.
아기를 보는 아버지의 눈길처럼, 푸니쉬의 그것은
참으로 따뜻한 것이었다.
"으.....으윽...."
철민은 엉덩이에 느껴지는 강한 고통에 눈을 떴다.
오늘은 토요일.
시계를 보니 이미 12시가 넘었다.
"제..젠장 꿈이 아니었잖아."
철민은 아직 얼얼한 엉덩이를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철민의 콧속에 스며오는 것은 갈비냄새였다.
"뭐지? 소미가 왔나?"
철민은 입맛을 다시며 주방으로 나왔다.
그러나 소미의 모습은 없었다.
다만 진수성찬으로 차려진 식탁만이 눈에 보일 뿐이었다.
"누가 해 놓고 갔지? 불고기, 잡채, 김밥, 갈비.. 이 많은걸 언제
다 먹어? 어쨌든 있으니 먹어야지. 아 씨발 궁댕이야..
그 변태 의사는 나갔나?"
철민은 집안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소파에서 잠이 들어 있는
푸니쉬를 발견했다.
"기회는 찬스다. 지금 죽이자."
철민은 주방에서 칼을 찾았다. 그의 입으로 자기는 신이라고 했었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어제 그가 보여준 괴력은 인간의 힘과는
멀었다. 어쨌든, 철민은 그가 사람이든, 신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이토록 심한 모욕을 준 이 사람을 없애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철민이 칼을 치켜들고 살금살금 다가왔다.
ㅡ 쉬이이이이이익!
그가 푸니쉬를 향해 칼을 내리꽂으려는 순간,
ㅡ 턱!
눈을 뜬 푸니쉬가 어느새 철민의 손목을 휘어잡고 있다.
철민의 손에선 칼이 떨어졌고, 푸니쉬는 더욱 힘을 주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려면 멀었군. 너의 분노심이 나의 잠을 깨웠다."
철민은 영리했다. 더 이상 반항을 한다면 정말 며칠 동안
드러눕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 같았다.
그는 잠시 자존심을 접기로 했다. 물론, 살기 위해서ㅡ.
"변태 의사 양반, 죄송하게 됐수. 이젠 고이 나가슈.
내 마음 같아서는 경찰에 당장 고발하고 싶은데,
죽어가는 놈을 살려주었으니 쪼까 참기로 했수."
철민은 현관문 까지 열고 푸니쉬를 밀었다.
그러나 열어 놓은 현관문은 자꾸 닫히기만 했다.
물론 푸니쉬의 힘이었지만 철민은 역시 믿고 싶지 않았다.
바람때문이었겠거니ㅡ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죽어가는 놈이 아니라, 완전히 죽은 사람이었다. 말은 바로 해야지,
복종자여?"
"아 씨발 말끝마다 복종자, 복종자 하지 마슈, 이 변태 의사에다
도둑질까지 배운 미소년 밝힘증 까지 있는 정신병자야!"
푸니쉬는 천천히 걸어서 철민을 쳐다보았다.
순간 철민은 또 맞는 것이 아닌가 싶어 움찔하였다.
푸니쉬는 그의 마음상태를 읽었다는 듯이 부억으로 향했다.
"요리의 신인 쿠크가 왔었나 보군. 한국 음식을 차리느라고
힘이 들었을 거야."
"요리의 신 좋아하네. 날 따라다니는 여자만 해도 떼로 있수다.
그 애들이 해 놓은거니 잔말 마슈."
철민은 왠지 이 푸니쉬라는 사람이 매우 순수하게 느껴졌다.
비록 자신을 무지막지 하게 패긴 했지만 왠일일까?
그에게서 알지 못할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은?
철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지만
그것을 부인하고 싶었다.
철민은 크게 숨을 들이쉬고 선심을 쓴다는 듯이 말했다.
"이제 어차피 서로 빚진 건 없수다. 댁도 Dom에다 스팽커인 모양인데,
죽어가는 놈을 살려줬으니, 나도 한번 봉사해 준 셈 치고
없던 일로 하겠수. 그럼 밥 쳐먹고 나가슈."
푸니쉬는 철민의 말에는 별 신경을 쓰질 않았다.
그는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신기해 하는 듯 싶었다.
"호오~~ 이것이 한국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로군."
푸니쉬는 탁자에 걸터앉아 갈비를 하나 집어들었다.
철민은 밥을 푸기 위해 밥그릇을 들고 전자밥솥의 뚜껑을
열었다.
"갈비 첨 먹어보슈?"
"HEAVEN에서는 GOD께서 내리신 샘물만 먹고 살지."
"거참 안됐군. 이 맛있는걸 먹지도 못하고."
푸니쉬는 철민이 먹고 있는 하얀 쌀밥을 쳐다보았다.
"친구여? 그대가 먹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어디서 오셨수? 젠장. 밥구경도 못했나.
어쨌든 밥은 퍼줄테니까 쳐드신 후에는 바로 나가슈."
철민은 푸니쉬의 밥을 푸기 위해 밥통을 열었다.
철민이 다른 사람에게 밥을 퍼준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젠장. 별짓 다해보네."
ㅡ 타악!
그는 푸니쉬앞에 방금 푼 밥그릇을 던지듯 내려놓았다.
푸니쉬는 김치도 먹어보고 김밥도 먹어보았다.
철민이 생각하기로는 외국사람이 맞는 것 같았다.
푸니쉬는 숟가락질에 서툴렀다.
철민은 포크로 밥알을 찍어먹고 있는 푸니쉬를 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 CBAL!! 깨작 대지좀 마슈!!!!!"
순간 푸니쉬의 눈이 철민의 얼굴에 꽂혔다.
그의 눈빛은 어제처럼 엄해져 있었다.
철민은 순간 멈칫하며 어제의 기억을 떠올렸다.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어도, 그는 무서운 존재임에는
틀림없었다.
자동적으로 철민의 시선은 아래로 내려졌다.
거역할 수 없는 힘.
그 힘이 철민을 짓누르고 있었다.
푸니쉬는 철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난생 처음 먹어보는
음식들을 하나씩 음미하고 있다.
잠시 동안의 침묵이 흘렀다.
그때 마침 철민의 휴대폰이 울렸다.
ㅡ 띠~띠리리리링~
"뭐야?"
철민은 "여보세요" 대신 이 한마디로 전화를 받았다.
ㅡ 철민아, 난데.. 크..큰일났어.
"빨리 말해."
ㅡ 어제 혁산고 애들이 우리 애들을 조져놨나봐.
"씨 bal!!!! 당했어?? 이런 병신같은 놈들! 그딴 놈들한테 당해?"
ㅡ 내가 몰래 애들 풀어서 알아봤더니, 오늘 오후 7시에
혁산고 신입원들 신고식이 있나봐. 그때 치러 가는게 어때?
"알았어. 나 짐 밥먹으니까 끊어. 이따 봐."
ㅡ 딸칵
철민은 거칠게 전화를 끊었다.
푸니쉬는 씩씩대는 철민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복종자여. 오늘 밤 11시 까지는 들어오라."
이제 본격적으로 푸니쉬의 지배가 시작된 모양이다.
철민은 밥을 먹다 말고 숟가락을 집어던졌다.
"가뜩이나 열받는데 조용히 좀 해! 정신병자 쉑히야!!"
푸니쉬는 철민의 말에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는 냅킨으로 입술가를 닦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난 깨끗한 것을 좋아해. 식사는 쿠크신이 계속 도와 줄 것이고,
넌 그릇들을 씻어라."
"댁이 말 안해도 씻으니까 입닥치쇼."
푸니쉬는 천천히 걸어 거실에 있는 전자 피아노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오! 얼마전 MUSE신이 나에게 음악을 가르쳐 줬는데
한번 시험해 봐야겠군."
그의 희고 긴 손가락이 건반위에 닿았다.
투명한 아침 햇살이 그의 머리칼을 밝게 비췄다.
ㅡ 따~라라란~♬ 라~ 라라라라라~♪ 루~ 루루..
전자 오르간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미로운 선율이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음악.
그러나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상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철민은 듣지 않으려 했지만 푸니쉬의 연주는
어느새 철민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이것은 MUSE신이 가르쳐 준 악기가 아니라 매우 낯설군.
어쨌든 좋은 악기로다."
철민은 넋을 잃고 푸니쉬를 바라보다가
급히 눈을 돌렸다.
마음과는 다르게 그의 입에서는 빈정거림이 새어나왔다.
"젠장, 시끄럽게 대낮부터.."
푸니쉬는 철민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해가 밝게 비추고 있기 때문일까?
푸니쉬의 주위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지을수 없는
자애로운 표정을 짓고 철민을 바라보았다.
철민은 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푸니쉬에게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푸니쉬는 거실의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눈을 감았다.
ㅡ 쨍!
철민의 손에서 빠져나온 그릇이 땅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C BAL"
철민은 그릇을 줍기 위해 몸을 숙였다.
"아아아악! 아 젠장"
깨어진 유리조각은 철민의 손가락을 깊게 베었고,
그의 손에서는 새빨간 피가 흘러나왔다.
그 때, 언제 나타났는지 뒤에는 푸니쉬가 걱정스러운 듯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복종자여, 손을 이리 다오."
"C bal 됐수다."
그러나 푸니쉬는 강제로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철민의 다친 손가락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피는 곧 멈추고, 상처도 아물었다.
놀란 철민은 손가락을 펴보았다.
희미한 선만 그어져 있을 뿐, 아픔도, 상처도 없었다.
철민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외쳤다.
"당신 정말 뭐하는 사람이야..? 괴물이지!!!!??"
"난 푸니쉬다."
"아, 젠장 지금 그걸 묻는게 아니잖아!!!!!! 푸니쉬가 뭔데?
도깨비야, 귀신이야?"
"난 지배의 신이다."
철민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푸니쉬는 정말 신인가?
철민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니야. 아니야!!! 난 꿈을 꾸고 있는 거라구! 난 지금 꿈을 꾸고
있는거야!! 이럴 순 없어. 지배의 신이라구? 웃기지마!!"
"내가 신이 아니라면 여태까지의 현상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복종자여?"
철민은 무섭게 푸니쉬를 노려보았다.
푸니쉬는 야릇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에서는 인간의 욕심도, 광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복종심이 우러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철민이 무슨 말을 더 하려는 순간 또 다시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ㅡ 철민아. 빨리 오는게 좋겠어. 우리 애들은 다 모였거든?
"알았어 지금 나간다..."
철민의 목소리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전화를 건 친구도 그런 철민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ㅡ 철민아... 무, 무슨일 있어?"
"지금 나간다고 쉑히야!!!"
ㅡ 딸칵!
철민은 친구에게 화풀이를 하고선 전화기를 집어 던졌다.
ㅡ 콰당!
철민의 휴대폰은 반으로 갈라져 나뒹굴었다.
분명 철민의 마음속으로는 푸니쉬의 존재가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아무리 떨치려 해도, 발버둥을 쳐도 소용이 없었다.
철민은 그렇게 벽에 기대어 서서 식은 땀을 흘렸다.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는 푸니쉬.
철민은 거칠게 쟈켓을 입고 벌컥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푸니쉬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가! 이 괴물아! 나도 지금 나가니까 같이 나가자구."
"복종자여. 그대는 이미 나를 두려워 하고 있다.
네 마음을 숨길 필요가 없다. 나는 지배의 신, 푸니쉬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모두를 알고 있다. 네 감정에 솔직해 져라."
"쓸데없는 말 집어치우고 나가.. 제발.. 나가라,
나가, 나가, 나가!!!!! 나가란 말이야!!!!!!!"
"좋아. 나가지. 하지만 나에겐 열쇠도, 벽도 무용지물이야.
지금 넌 그것을 잊은 모양이로군."
푸니쉬는 눈을 꽉 감고 입술을 깨물고 있는 철민을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시간약속은 지켜야 할 것이다.
오늘 밤 11시 까지 집에 도착하라.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고통이 뒤따르리라."
철민이 그를 향해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모든것이 꿈만 같았다.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왜 하필이면 자신인지 철민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휘청거리는 몸을 난간에 기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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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설은 흥분은 안됩니다..
그냥 완결이라도 볼 심산으로 쓰고 있는 겁니다..
선학이의 조선시대체험, 내애인은 친오빠, 그리고 이계에서 온 마스터..
빨리 모두 완결짓고 다른 소설로 찾아뵙겠습니다.
간간히 단편은 좀 쓰면서^^;;
그럼 행복한 밤 되십시오~
([email protected])
철민은 지금 푸니쉬가 하는 말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그의 온 몸에는 조금의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낮에 사람을 죽였다는 긴장감과 죄의식으로 인해
그의 정신은 나약해져 있었고,
푸니쉬를 상대로 반항을 하였으니 육체의 힘도 쇠진되어 있었다.
푸니쉬는 침대 모서리에 걸쳐 엎드려 있는 철민의 바지를 벗겼다.
ㅡ 휙!
"씨...c bal 쉑히..."
철민은 반항도 하지 못한채 그저 욕만을 내뱉고 있었다.
푸니쉬는 방금 뽑은 탁자의 다리를 높이 치켜들었다.
ㅡ 퍼억!!
"아악!!! 아아.. 반드시 너..널 죽여버리겠어."
ㅡ 퍼억!!!!
"으흡!!!!cbal ... 제기랄.."
ㅡ 퍼억!!!! 퍼억!!!!!! 퍼억!!!!
"으헉....."
푸니쉬의 손에 들린 탁자의 다리는 이미 부러져 있었다.
철민은 난생 처음 경험하는 고통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푸니쉬는 철민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닦아 주며 중얼거렸다.
"넌 정말 매력적인 인간이다. 반항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관심을 가져달라는 아우성이 들리는군.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너에게 내가
통제와 규율을 가르쳐 주겠다. 나의 복종자여,
편히 잠들어라.."
푸니쉬는 침대 모서리에 걸쳐져 있는 철민을 안아 침대에 뉘였다.
그리고는 이불을 덮어 주었다.
아기를 보는 아버지의 눈길처럼, 푸니쉬의 그것은
참으로 따뜻한 것이었다.
"으.....으윽...."
철민은 엉덩이에 느껴지는 강한 고통에 눈을 떴다.
오늘은 토요일.
시계를 보니 이미 12시가 넘었다.
"제..젠장 꿈이 아니었잖아."
철민은 아직 얼얼한 엉덩이를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철민의 콧속에 스며오는 것은 갈비냄새였다.
"뭐지? 소미가 왔나?"
철민은 입맛을 다시며 주방으로 나왔다.
그러나 소미의 모습은 없었다.
다만 진수성찬으로 차려진 식탁만이 눈에 보일 뿐이었다.
"누가 해 놓고 갔지? 불고기, 잡채, 김밥, 갈비.. 이 많은걸 언제
다 먹어? 어쨌든 있으니 먹어야지. 아 씨발 궁댕이야..
그 변태 의사는 나갔나?"
철민은 집안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소파에서 잠이 들어 있는
푸니쉬를 발견했다.
"기회는 찬스다. 지금 죽이자."
철민은 주방에서 칼을 찾았다. 그의 입으로 자기는 신이라고 했었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어제 그가 보여준 괴력은 인간의 힘과는
멀었다. 어쨌든, 철민은 그가 사람이든, 신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이토록 심한 모욕을 준 이 사람을 없애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철민이 칼을 치켜들고 살금살금 다가왔다.
ㅡ 쉬이이이이이익!
그가 푸니쉬를 향해 칼을 내리꽂으려는 순간,
ㅡ 턱!
눈을 뜬 푸니쉬가 어느새 철민의 손목을 휘어잡고 있다.
철민의 손에선 칼이 떨어졌고, 푸니쉬는 더욱 힘을 주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려면 멀었군. 너의 분노심이 나의 잠을 깨웠다."
철민은 영리했다. 더 이상 반항을 한다면 정말 며칠 동안
드러눕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 같았다.
그는 잠시 자존심을 접기로 했다. 물론, 살기 위해서ㅡ.
"변태 의사 양반, 죄송하게 됐수. 이젠 고이 나가슈.
내 마음 같아서는 경찰에 당장 고발하고 싶은데,
죽어가는 놈을 살려주었으니 쪼까 참기로 했수."
철민은 현관문 까지 열고 푸니쉬를 밀었다.
그러나 열어 놓은 현관문은 자꾸 닫히기만 했다.
물론 푸니쉬의 힘이었지만 철민은 역시 믿고 싶지 않았다.
바람때문이었겠거니ㅡ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죽어가는 놈이 아니라, 완전히 죽은 사람이었다. 말은 바로 해야지,
복종자여?"
"아 씨발 말끝마다 복종자, 복종자 하지 마슈, 이 변태 의사에다
도둑질까지 배운 미소년 밝힘증 까지 있는 정신병자야!"
푸니쉬는 천천히 걸어서 철민을 쳐다보았다.
순간 철민은 또 맞는 것이 아닌가 싶어 움찔하였다.
푸니쉬는 그의 마음상태를 읽었다는 듯이 부억으로 향했다.
"요리의 신인 쿠크가 왔었나 보군. 한국 음식을 차리느라고
힘이 들었을 거야."
"요리의 신 좋아하네. 날 따라다니는 여자만 해도 떼로 있수다.
그 애들이 해 놓은거니 잔말 마슈."
철민은 왠지 이 푸니쉬라는 사람이 매우 순수하게 느껴졌다.
비록 자신을 무지막지 하게 패긴 했지만 왠일일까?
그에게서 알지 못할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은?
철민은 고개를 흔들었다.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지만
그것을 부인하고 싶었다.
철민은 크게 숨을 들이쉬고 선심을 쓴다는 듯이 말했다.
"이제 어차피 서로 빚진 건 없수다. 댁도 Dom에다 스팽커인 모양인데,
죽어가는 놈을 살려줬으니, 나도 한번 봉사해 준 셈 치고
없던 일로 하겠수. 그럼 밥 쳐먹고 나가슈."
푸니쉬는 철민의 말에는 별 신경을 쓰질 않았다.
그는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신기해 하는 듯 싶었다.
"호오~~ 이것이 한국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로군."
푸니쉬는 탁자에 걸터앉아 갈비를 하나 집어들었다.
철민은 밥을 푸기 위해 밥그릇을 들고 전자밥솥의 뚜껑을
열었다.
"갈비 첨 먹어보슈?"
"HEAVEN에서는 GOD께서 내리신 샘물만 먹고 살지."
"거참 안됐군. 이 맛있는걸 먹지도 못하고."
푸니쉬는 철민이 먹고 있는 하얀 쌀밥을 쳐다보았다.
"친구여? 그대가 먹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어디서 오셨수? 젠장. 밥구경도 못했나.
어쨌든 밥은 퍼줄테니까 쳐드신 후에는 바로 나가슈."
철민은 푸니쉬의 밥을 푸기 위해 밥통을 열었다.
철민이 다른 사람에게 밥을 퍼준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젠장. 별짓 다해보네."
ㅡ 타악!
그는 푸니쉬앞에 방금 푼 밥그릇을 던지듯 내려놓았다.
푸니쉬는 김치도 먹어보고 김밥도 먹어보았다.
철민이 생각하기로는 외국사람이 맞는 것 같았다.
푸니쉬는 숟가락질에 서툴렀다.
철민은 포크로 밥알을 찍어먹고 있는 푸니쉬를 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 CBAL!! 깨작 대지좀 마슈!!!!!"
순간 푸니쉬의 눈이 철민의 얼굴에 꽂혔다.
그의 눈빛은 어제처럼 엄해져 있었다.
철민은 순간 멈칫하며 어제의 기억을 떠올렸다.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어도, 그는 무서운 존재임에는
틀림없었다.
자동적으로 철민의 시선은 아래로 내려졌다.
거역할 수 없는 힘.
그 힘이 철민을 짓누르고 있었다.
푸니쉬는 철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난생 처음 먹어보는
음식들을 하나씩 음미하고 있다.
잠시 동안의 침묵이 흘렀다.
그때 마침 철민의 휴대폰이 울렸다.
ㅡ 띠~띠리리리링~
"뭐야?"
철민은 "여보세요" 대신 이 한마디로 전화를 받았다.
ㅡ 철민아, 난데.. 크..큰일났어.
"빨리 말해."
ㅡ 어제 혁산고 애들이 우리 애들을 조져놨나봐.
"씨 bal!!!! 당했어?? 이런 병신같은 놈들! 그딴 놈들한테 당해?"
ㅡ 내가 몰래 애들 풀어서 알아봤더니, 오늘 오후 7시에
혁산고 신입원들 신고식이 있나봐. 그때 치러 가는게 어때?
"알았어. 나 짐 밥먹으니까 끊어. 이따 봐."
ㅡ 딸칵
철민은 거칠게 전화를 끊었다.
푸니쉬는 씩씩대는 철민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복종자여. 오늘 밤 11시 까지는 들어오라."
이제 본격적으로 푸니쉬의 지배가 시작된 모양이다.
철민은 밥을 먹다 말고 숟가락을 집어던졌다.
"가뜩이나 열받는데 조용히 좀 해! 정신병자 쉑히야!!"
푸니쉬는 철민의 말에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는 냅킨으로 입술가를 닦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난 깨끗한 것을 좋아해. 식사는 쿠크신이 계속 도와 줄 것이고,
넌 그릇들을 씻어라."
"댁이 말 안해도 씻으니까 입닥치쇼."
푸니쉬는 천천히 걸어 거실에 있는 전자 피아노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오! 얼마전 MUSE신이 나에게 음악을 가르쳐 줬는데
한번 시험해 봐야겠군."
그의 희고 긴 손가락이 건반위에 닿았다.
투명한 아침 햇살이 그의 머리칼을 밝게 비췄다.
ㅡ 따~라라란~♬ 라~ 라라라라라~♪ 루~ 루루..
전자 오르간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미로운 선율이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음악.
그러나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상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철민은 듣지 않으려 했지만 푸니쉬의 연주는
어느새 철민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이것은 MUSE신이 가르쳐 준 악기가 아니라 매우 낯설군.
어쨌든 좋은 악기로다."
철민은 넋을 잃고 푸니쉬를 바라보다가
급히 눈을 돌렸다.
마음과는 다르게 그의 입에서는 빈정거림이 새어나왔다.
"젠장, 시끄럽게 대낮부터.."
푸니쉬는 철민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해가 밝게 비추고 있기 때문일까?
푸니쉬의 주위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지을수 없는
자애로운 표정을 짓고 철민을 바라보았다.
철민은 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푸니쉬에게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푸니쉬는 거실의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눈을 감았다.
ㅡ 쨍!
철민의 손에서 빠져나온 그릇이 땅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C BAL"
철민은 그릇을 줍기 위해 몸을 숙였다.
"아아아악! 아 젠장"
깨어진 유리조각은 철민의 손가락을 깊게 베었고,
그의 손에서는 새빨간 피가 흘러나왔다.
그 때, 언제 나타났는지 뒤에는 푸니쉬가 걱정스러운 듯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복종자여, 손을 이리 다오."
"C bal 됐수다."
그러나 푸니쉬는 강제로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철민의 다친 손가락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피는 곧 멈추고, 상처도 아물었다.
놀란 철민은 손가락을 펴보았다.
희미한 선만 그어져 있을 뿐, 아픔도, 상처도 없었다.
철민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외쳤다.
"당신 정말 뭐하는 사람이야..? 괴물이지!!!!??"
"난 푸니쉬다."
"아, 젠장 지금 그걸 묻는게 아니잖아!!!!!! 푸니쉬가 뭔데?
도깨비야, 귀신이야?"
"난 지배의 신이다."
철민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푸니쉬는 정말 신인가?
철민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니야. 아니야!!! 난 꿈을 꾸고 있는 거라구! 난 지금 꿈을 꾸고
있는거야!! 이럴 순 없어. 지배의 신이라구? 웃기지마!!"
"내가 신이 아니라면 여태까지의 현상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복종자여?"
철민은 무섭게 푸니쉬를 노려보았다.
푸니쉬는 야릇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에서는 인간의 욕심도, 광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복종심이 우러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철민이 무슨 말을 더 하려는 순간 또 다시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ㅡ 철민아. 빨리 오는게 좋겠어. 우리 애들은 다 모였거든?
"알았어 지금 나간다..."
철민의 목소리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전화를 건 친구도 그런 철민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ㅡ 철민아... 무, 무슨일 있어?"
"지금 나간다고 쉑히야!!!"
ㅡ 딸칵!
철민은 친구에게 화풀이를 하고선 전화기를 집어 던졌다.
ㅡ 콰당!
철민의 휴대폰은 반으로 갈라져 나뒹굴었다.
분명 철민의 마음속으로는 푸니쉬의 존재가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아무리 떨치려 해도, 발버둥을 쳐도 소용이 없었다.
철민은 그렇게 벽에 기대어 서서 식은 땀을 흘렸다.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는 푸니쉬.
철민은 거칠게 쟈켓을 입고 벌컥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푸니쉬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가! 이 괴물아! 나도 지금 나가니까 같이 나가자구."
"복종자여. 그대는 이미 나를 두려워 하고 있다.
네 마음을 숨길 필요가 없다. 나는 지배의 신, 푸니쉬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모두를 알고 있다. 네 감정에 솔직해 져라."
"쓸데없는 말 집어치우고 나가.. 제발.. 나가라,
나가, 나가, 나가!!!!! 나가란 말이야!!!!!!!"
"좋아. 나가지. 하지만 나에겐 열쇠도, 벽도 무용지물이야.
지금 넌 그것을 잊은 모양이로군."
푸니쉬는 눈을 꽉 감고 입술을 깨물고 있는 철민을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시간약속은 지켜야 할 것이다.
오늘 밤 11시 까지 집에 도착하라.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고통이 뒤따르리라."
철민이 그를 향해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모든것이 꿈만 같았다.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왜 하필이면 자신인지 철민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는 입술을 깨물며 휘청거리는 몸을 난간에 기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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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설은 흥분은 안됩니다..
그냥 완결이라도 볼 심산으로 쓰고 있는 겁니다..
선학이의 조선시대체험, 내애인은 친오빠, 그리고 이계에서 온 마스터..
빨리 모두 완결짓고 다른 소설로 찾아뵙겠습니다.
간간히 단편은 좀 쓰면서^^;;
그럼 행복한 밤 되십시오~
([email protected])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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