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만에 현관을 나설 때, 나의 맘은 약간 떨렸다." 장기하의 노래 말하러 가는길의 가사처럼, 떨리는 마음으로 정류장으로 향했다.
때마침 버스가 온다. 교통카드를 찍고 자리에 앉았을때 문자가 한 통 날아왔다.
"어제 시간 말안해줬지? 점심먹고 보자"
나 뭐하지? 밥은 누구랑 먹지? 전화를 할걸 그랬나? 왠지,"됐으니까 쉬고 월요일날 보자"는 말이 수화기를 통해 들릴까봐 전화를 하지 않은게 후회됐다. 결국 걱정해주시는 할아버지의 손자사랑이 떠올라 나답지 않게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동아리방에 사람도 없을테니 거기가 좋겠지.
그렇게 오전을 동아리방에서 시험준비를 하며 나답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동안 오후 1시 정도가 되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같이 밥먹을 사람도 없어 그냥 자판기에서 라면이나 하나 뽑아먹어야겠다 싶어 동아리 방문을 열고 나오는데, 문앞에서 멍회장님이 흠칫 놀란다.
동아리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나보다. 손에는 자판기 라면을 들고 있다. 라면을 먹고 공부를 시작하려는자와 공부를 그만하고 라면을 먹으려는자, 이렇게 둘이서 동아리방에서 라면을 먹게 됐다. 거의 다 먹을때 쯤 수지에게 전화가 온다.
"어디냐?"
"동아리방이요"
"밥은?"
"지금 먹고 있어요."
"혼자? 완전 궁상이다 너. 생긴대로 노는구나?"
"재우형이랑 같이 있는데요?"
통화도중 동아리방 문이 열린다. 수지다. 마침 동아리방에 볼일이 있었나 보다.
"뭐냐, 니네 불쌍하게?"
수지의 손에는 천원마트 양은냄비가 들려있다. 성큼성큼 한쪽에 앉더니 매직펜으로 뚜껑에 "최수지님 기증"이라고 써 넣는다.
"앞으로는 끓여서 먹어라. 먹을때 최수지님 감사합니다 백번씩 외치고. 알았지?"
"버너도 없는데 그것만 사면 뭐하냐?"
멍회장님이 코끝에 맺힌 콧물을 휴지로 닦으며 한마디 한다.
"뭐? 하얀색 버너 어디갔는데?"
"작년에 엠티갔다가 차에다 놓고 내려서 없어."
"니네 죽을래? 그거 완전 새건데, 내가 피땀흘려가면서 사놓은걸 잃어버리냐?"
"영섭이가 잃어버려서 여름 엠티 때 코펠 좋은거 사기로 했어. 방학때 엠티가면 너도 봐."
"코펠 구경? 참 대단한 구경이다. 다 먹었냐? 가자."
"네"
"둘이 어디 가? 친해보이네?"
"원래 귀한 사람들은 몸종 하나씩 데리고 다니는거야."
"형 저 가볼께요."
"그래. 맞고다니지 말고 위급하면 경찰 불러라."
.
.
.
.
.
.
수지는 늘 그렇듯 수수한 복장이다. 여름이라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을만도 한데, 아이보리색 마바지에 하늘색 반팔 셔츠 차림이다. 여지없이 도수없는 안경을 쓰고, 머리를 묶어 올렸다.
"누나는 왜 안꾸미고 다녀요?"
"안꾸며도 이쁘니까"
그건 나도 알아. 너 예뻐. 근데, 꾸미면 더 예쁘잖아.
"그리고 너같은 변태들 귀찮아서."
예. 어련하시겠습니까. 변태의 첫키스를 빼앗은 최수지님.
"인터넷 금방 깔러 온댔어. 집부터 가자."
컴퓨터도 없는 수지의 집 인터넷은 설치후 내 노트북으로 점검을 마치고, 함께 전자상가를 돌아다니며 결국 수지도 노트북을 구입했다. 나더러 고생이 많았다며 저녁밥을 해주겠다고 해서 함께 장을 보고,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이런게 행복이라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낮에 들렀을때는 몰랐는데, 어제는 없던 주방도구와 생활용품들이 보인다. 오전에 그거 산다고 돌아다녔나보다. 수지는 환상의 저녁을 보여주겠다더니 시작부터 재료 몇가지가 부족하다. 장볼때 뭐한거지? 필요한 것들을 적어주며, 심부름을 시킨다. 더불어 만화책 반납도 함께. 식재료 들고 만화방에 들르는 것보다는 만화방을 먼저 가는게 나을듯 싶어 만화방으로 향했다.
.
.
.
.
예상대로 수지는 나와 같은 만화방을 이용하고 있었다. 만화방에 귀여운 그녀가 있었다. 볼수록 귀엽다. 처음봤을때부터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 인생에서 유일했던 이성과의 시간인 초등학교때가 아닐까 싶어 앨범을 뒤졌지만 것도 아니었다. 그냥 예쁜여자라서 그렇게 느꼈나보다
"반납이요."
"네"
친절한 목소리, 예쁜 미소와 함께 그녀는 리더기-바코드 읽는 그것-를 책에 댄다. 모니터에 최수지의 이름과 함께 연체금 2000원이 뜬다.
"연체됐거든요?"
갑자기 그녀의 목소리가 퉁명스럽다. 눈빛도 사납다. 뭐지? 왜 대놓고 날 째려보는거지? 가능한 이유들을 추론해본다. 연체금때문에 알바비를 못받아서? 아니면, 그녀는 알고보니 만화방집 딸인데, 연체손님 때문에 장사가 잘 안돼서? 날마다 내가 힐끔힐끔 처다보는걸 알고 나를 의식했었는데, 여자 이름을 확인해서? 어쨋든 확실하고 중요한건, 그녀가 나를 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는거냐... 연체금을 내며, 늘 하던 "안녕히 계세요"라는 인사를 건네고 나온다. 평소같으면 그 예쁜 목소리로 잘가라고 할텐데, 아무말도 없다. 뭐 이런 거지같은 상황이 다 있는거냐?
.
.
.
.
식재료를 사서 돌아가니 수지가 내 야동을 점검하고 있었다. 밥한다며? 나를 보낸건 단지 만화방 연체비를 해결하고, 나를 검열하기 위한 트릭이었나?
"변태야. 너 왜그렇게 사냐?"
갈굼의 시작이다. 무슨말인지 뻔히 알면서도 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무슨놈의 컴퓨터가 야동이 전체용량의 70%가 넘어가? 내용도 아주 버라이어티하더라? 그래, 어린애 나오는거하고 남자끼리 하는거 없는건 칭찬해줄께."
그럼. 로리물과 게이물이 없는건 내 마지막 양심과 마지막 감성이라고.
"근데 무슨놈의 소변에, 난잡하게 여러명 나오는거에, 여자끼리 하는게 이렇게 많냐?"
뭐 그런걸 물어보시나? 야동은 그런거야. 그러니까 야동이지.
"원래 그바닥이 다 그런거에요."
"시끄러워. 이런거 보면 좋냐?"
"음... 이룰수 없는 꿈같은거니까 아무래도... 그리고, 나만 그런거 보는거 아니거든요?"
"변태새끼. 그런게 꿈이냐? 그리고 여자들끼리 하는건 왜 좋아해?"
"원래 이룰수 없는 꿈이 아름다운거에요. 현실에서 그래봐요 진짜 잡혀가거나 그럴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여자들끼리 하는건 음... 그냥 좋은데요?"
나만 그런거 절대 아니라고 장담할수 있거든요?
"너 막 그런거 해보고싶어? 나볼때마다 그런 상상해?"
뭐라고 대답하지? 그렇다고 하면 그렇게 해줄까? 아니야, 괜히 또 욕만먹겠지? 잠시동안의 망설임끝에 내 선택은 역공이었다.
"네. 하고싶다고 하면 해줄래요?"
"응. 뭐하고 싶은데?"
대답만 해봐라, 확 죽여버리겠다라고 수지의 눈이 말하고 있다. 대답하면 나는 죽는거다. 화제를 돌려야한다.
"근데, 저녁 안먹어요? 뭐해줄건데요?"
"음... 나?"
뭐라굽쇼? 내가 잘못들은거 아니지? 그럼 진작 그렇게 말을 하지, 왜 말을 빙빙 돌리고 있었어? 응?
"헤헤,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하지 그랬어요."
귀여워 죽겠다. 꼭 안아줘야지 하는데,
"뻥이야 병신아. 기다려 밥해줄께."
젠장, 당했다.
.
.
.
.
식사를 마치고 나란히 침대에 기대 앉아서, 만화방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열변을 토해냈다. 수지는 재미있어 죽는 표정이다.
"걔가 그렇게 화를내?"
"네"
"근데, 걔 이쁘지 않냐? 남자들은 그런 스타일 좋아하지?"
"이쁘죠."
"걔가 이뻐, 내가 이뻐?"
"당연히 누나가 더 이쁘죠."
"뻥치시네."
"진짜에요. 나한테 누나보다 예쁜 여자 없어요."
"걔가 사귀자고 하면?"
"나쁠건 없는데, 누나가 그래주면 백배는 더 좋겠는데요?"
"너 나한테 실망 안했어?"
"무슨 얘기에요?"
"나 어제... 많이 해본 티 나지 않았어?"
"상관없어요. 진짜 좋아하면 그런거 상관 없나봐요."
수지가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마주보는 표정에 미안해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미안."
"그러지 마요."
수지가 가슴에 기대온다. 수지의 머리를 안으며 머릴를 만져본다. 좋은 향이 느껴진다.
수지가 고개를 들어 입을 맞춘다.
진한 키스 후 수지의 손가락 하나가 내 가슴을 타고 내려간다.
내 가슴에 이마를 대고 작은 목소리로 수지가 이런말을 한다.
"야, 나 좀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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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장르가 애매해지네요. 이것저것 조금씩 과하지 않게 섞일거 같네요...
그냥 SF 동아리 회원의 이야기인 만큼 SF라고 해두겠습니다.
그릴고, 메모장으로 써놓고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하는데, 꼭 줄이 안맞네요. 가끔 글 올리자마자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죄송합니다.
때마침 버스가 온다. 교통카드를 찍고 자리에 앉았을때 문자가 한 통 날아왔다.
"어제 시간 말안해줬지? 점심먹고 보자"
나 뭐하지? 밥은 누구랑 먹지? 전화를 할걸 그랬나? 왠지,"됐으니까 쉬고 월요일날 보자"는 말이 수화기를 통해 들릴까봐 전화를 하지 않은게 후회됐다. 결국 걱정해주시는 할아버지의 손자사랑이 떠올라 나답지 않게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동아리방에 사람도 없을테니 거기가 좋겠지.
그렇게 오전을 동아리방에서 시험준비를 하며 나답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동안 오후 1시 정도가 되니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같이 밥먹을 사람도 없어 그냥 자판기에서 라면이나 하나 뽑아먹어야겠다 싶어 동아리 방문을 열고 나오는데, 문앞에서 멍회장님이 흠칫 놀란다.
동아리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나보다. 손에는 자판기 라면을 들고 있다. 라면을 먹고 공부를 시작하려는자와 공부를 그만하고 라면을 먹으려는자, 이렇게 둘이서 동아리방에서 라면을 먹게 됐다. 거의 다 먹을때 쯤 수지에게 전화가 온다.
"어디냐?"
"동아리방이요"
"밥은?"
"지금 먹고 있어요."
"혼자? 완전 궁상이다 너. 생긴대로 노는구나?"
"재우형이랑 같이 있는데요?"
통화도중 동아리방 문이 열린다. 수지다. 마침 동아리방에 볼일이 있었나 보다.
"뭐냐, 니네 불쌍하게?"
수지의 손에는 천원마트 양은냄비가 들려있다. 성큼성큼 한쪽에 앉더니 매직펜으로 뚜껑에 "최수지님 기증"이라고 써 넣는다.
"앞으로는 끓여서 먹어라. 먹을때 최수지님 감사합니다 백번씩 외치고. 알았지?"
"버너도 없는데 그것만 사면 뭐하냐?"
멍회장님이 코끝에 맺힌 콧물을 휴지로 닦으며 한마디 한다.
"뭐? 하얀색 버너 어디갔는데?"
"작년에 엠티갔다가 차에다 놓고 내려서 없어."
"니네 죽을래? 그거 완전 새건데, 내가 피땀흘려가면서 사놓은걸 잃어버리냐?"
"영섭이가 잃어버려서 여름 엠티 때 코펠 좋은거 사기로 했어. 방학때 엠티가면 너도 봐."
"코펠 구경? 참 대단한 구경이다. 다 먹었냐? 가자."
"네"
"둘이 어디 가? 친해보이네?"
"원래 귀한 사람들은 몸종 하나씩 데리고 다니는거야."
"형 저 가볼께요."
"그래. 맞고다니지 말고 위급하면 경찰 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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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는 늘 그렇듯 수수한 복장이다. 여름이라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을만도 한데, 아이보리색 마바지에 하늘색 반팔 셔츠 차림이다. 여지없이 도수없는 안경을 쓰고, 머리를 묶어 올렸다.
"누나는 왜 안꾸미고 다녀요?"
"안꾸며도 이쁘니까"
그건 나도 알아. 너 예뻐. 근데, 꾸미면 더 예쁘잖아.
"그리고 너같은 변태들 귀찮아서."
예. 어련하시겠습니까. 변태의 첫키스를 빼앗은 최수지님.
"인터넷 금방 깔러 온댔어. 집부터 가자."
컴퓨터도 없는 수지의 집 인터넷은 설치후 내 노트북으로 점검을 마치고, 함께 전자상가를 돌아다니며 결국 수지도 노트북을 구입했다. 나더러 고생이 많았다며 저녁밥을 해주겠다고 해서 함께 장을 보고,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이런게 행복이라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낮에 들렀을때는 몰랐는데, 어제는 없던 주방도구와 생활용품들이 보인다. 오전에 그거 산다고 돌아다녔나보다. 수지는 환상의 저녁을 보여주겠다더니 시작부터 재료 몇가지가 부족하다. 장볼때 뭐한거지? 필요한 것들을 적어주며, 심부름을 시킨다. 더불어 만화책 반납도 함께. 식재료 들고 만화방에 들르는 것보다는 만화방을 먼저 가는게 나을듯 싶어 만화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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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수지는 나와 같은 만화방을 이용하고 있었다. 만화방에 귀여운 그녀가 있었다. 볼수록 귀엽다. 처음봤을때부터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 인생에서 유일했던 이성과의 시간인 초등학교때가 아닐까 싶어 앨범을 뒤졌지만 것도 아니었다. 그냥 예쁜여자라서 그렇게 느꼈나보다
"반납이요."
"네"
친절한 목소리, 예쁜 미소와 함께 그녀는 리더기-바코드 읽는 그것-를 책에 댄다. 모니터에 최수지의 이름과 함께 연체금 2000원이 뜬다.
"연체됐거든요?"
갑자기 그녀의 목소리가 퉁명스럽다. 눈빛도 사납다. 뭐지? 왜 대놓고 날 째려보는거지? 가능한 이유들을 추론해본다. 연체금때문에 알바비를 못받아서? 아니면, 그녀는 알고보니 만화방집 딸인데, 연체손님 때문에 장사가 잘 안돼서? 날마다 내가 힐끔힐끔 처다보는걸 알고 나를 의식했었는데, 여자 이름을 확인해서? 어쨋든 확실하고 중요한건, 그녀가 나를 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는거냐... 연체금을 내며, 늘 하던 "안녕히 계세요"라는 인사를 건네고 나온다. 평소같으면 그 예쁜 목소리로 잘가라고 할텐데, 아무말도 없다. 뭐 이런 거지같은 상황이 다 있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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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를 사서 돌아가니 수지가 내 야동을 점검하고 있었다. 밥한다며? 나를 보낸건 단지 만화방 연체비를 해결하고, 나를 검열하기 위한 트릭이었나?
"변태야. 너 왜그렇게 사냐?"
갈굼의 시작이다. 무슨말인지 뻔히 알면서도 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무슨놈의 컴퓨터가 야동이 전체용량의 70%가 넘어가? 내용도 아주 버라이어티하더라? 그래, 어린애 나오는거하고 남자끼리 하는거 없는건 칭찬해줄께."
그럼. 로리물과 게이물이 없는건 내 마지막 양심과 마지막 감성이라고.
"근데 무슨놈의 소변에, 난잡하게 여러명 나오는거에, 여자끼리 하는게 이렇게 많냐?"
뭐 그런걸 물어보시나? 야동은 그런거야. 그러니까 야동이지.
"원래 그바닥이 다 그런거에요."
"시끄러워. 이런거 보면 좋냐?"
"음... 이룰수 없는 꿈같은거니까 아무래도... 그리고, 나만 그런거 보는거 아니거든요?"
"변태새끼. 그런게 꿈이냐? 그리고 여자들끼리 하는건 왜 좋아해?"
"원래 이룰수 없는 꿈이 아름다운거에요. 현실에서 그래봐요 진짜 잡혀가거나 그럴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여자들끼리 하는건 음... 그냥 좋은데요?"
나만 그런거 절대 아니라고 장담할수 있거든요?
"너 막 그런거 해보고싶어? 나볼때마다 그런 상상해?"
뭐라고 대답하지? 그렇다고 하면 그렇게 해줄까? 아니야, 괜히 또 욕만먹겠지? 잠시동안의 망설임끝에 내 선택은 역공이었다.
"네. 하고싶다고 하면 해줄래요?"
"응. 뭐하고 싶은데?"
대답만 해봐라, 확 죽여버리겠다라고 수지의 눈이 말하고 있다. 대답하면 나는 죽는거다. 화제를 돌려야한다.
"근데, 저녁 안먹어요? 뭐해줄건데요?"
"음... 나?"
뭐라굽쇼? 내가 잘못들은거 아니지? 그럼 진작 그렇게 말을 하지, 왜 말을 빙빙 돌리고 있었어? 응?
"헤헤,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하지 그랬어요."
귀여워 죽겠다. 꼭 안아줘야지 하는데,
"뻥이야 병신아. 기다려 밥해줄께."
젠장,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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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나란히 침대에 기대 앉아서, 만화방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열변을 토해냈다. 수지는 재미있어 죽는 표정이다.
"걔가 그렇게 화를내?"
"네"
"근데, 걔 이쁘지 않냐? 남자들은 그런 스타일 좋아하지?"
"이쁘죠."
"걔가 이뻐, 내가 이뻐?"
"당연히 누나가 더 이쁘죠."
"뻥치시네."
"진짜에요. 나한테 누나보다 예쁜 여자 없어요."
"걔가 사귀자고 하면?"
"나쁠건 없는데, 누나가 그래주면 백배는 더 좋겠는데요?"
"너 나한테 실망 안했어?"
"무슨 얘기에요?"
"나 어제... 많이 해본 티 나지 않았어?"
"상관없어요. 진짜 좋아하면 그런거 상관 없나봐요."
수지가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마주보는 표정에 미안해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미안."
"그러지 마요."
수지가 가슴에 기대온다. 수지의 머리를 안으며 머릴를 만져본다. 좋은 향이 느껴진다.
수지가 고개를 들어 입을 맞춘다.
진한 키스 후 수지의 손가락 하나가 내 가슴을 타고 내려간다.
내 가슴에 이마를 대고 작은 목소리로 수지가 이런말을 한다.
"야, 나 좀 땡긴다."
.............................................................................................................................................
갈수록 장르가 애매해지네요. 이것저것 조금씩 과하지 않게 섞일거 같네요...
그냥 SF 동아리 회원의 이야기인 만큼 SF라고 해두겠습니다.
그릴고, 메모장으로 써놓고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하는데, 꼭 줄이 안맞네요. 가끔 글 올리자마자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죄송합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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